백조가 되어 날아오른 꿈, 영화 빌리 엘리어트

영화 빌리 엘리어트 정보

2001년 국내에 개봉되었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탄광촌 소년이 발레리노가 되기까지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이다. “A dream comes true는 이렇게 하는 거야”를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한 소년의 성장 영화말고도 주목할 포인트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

남자는 복싱, 여자는 발레의 이분법적인 고정 관념에 반기를 드는 진취적인 영화이다. 또한 1980년대 중반의 영국 탄광 파업과 노조의 패배라는 시대상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당연히 클래식 발레의 발레리노를 예상하고 있던 관객들의 뒤통수를 친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와의 접목이다. 클래식 발레에 현대 감각을 입혀 댄스 뮤지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장르를 선택한 파격성도 눈에 띈다.

 

빌리 엘리어트 명대사

빌리가 런던 왕립 발레학교 입학 면접에서의 마지막 대답이다.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간 후 자리를 뜨기 전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빌리에게 물어본다. “춤 출 때 기분이 어떠니?”

빌리의 대답 “모르겠어요”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흐른 뒤 “그냥 기분이 좋아요” ” 긴장되기도 하지만 일단 추기 시작하면 모든 걸 잊어요” “사라져 버려요, 사라져 버리는 게 좋아요” “내 몸 전체가 변해요. 몸에 불이 붙은 듯..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가요..감전된 것처럼.. “전기처럼”  (예전 회사 면접 볼 때 써 먹었다)

빌리 엘리어트 OST 영화 음악 원픽

스티븐 게이틀리의 ‘I believe’

한동안 나의 무한 반복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던 스티븐 게이틀리의 ‘I believe’를 강력 추천한다. 이 음악은 영화 스토리가 전개될 때 삽입되었던 곡은 아니고 맨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 이어 엔딩 크레딧이 시작될 때 나온다.

1시간 50분 동안 빌리의 고군분투 성장기에 완전이 몰입되어 있다가 어떻게 꿈을 이뤘을까 궁금해 하던 차에, 예상했던 클래식한 백조가 아닌 아담 쿠퍼가 분한 성인 빌리에 입을 딱 벌리며 감탄을 금치 못하고 (매튜본의 발레 ‘백조의 호수’를 찾아보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좀 더 보고 싶다는 사심이 그득해질 무렵…맞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이미 벨이었지!를 한 번 더 각인 시키는 장면이 이어진다.

트렘폴린 위를 튀어오르 듯 통통 튀는 제이미 벨의 천진 난만해 보이는 모습이 그렇게 대견하고 기특할 수가 없는데 이 때 뭔가 벅차오르게 하는 멜로디라인을 갖고 있는 I believe가 딱 깔리며 그 감격이 최고조가 된다. 자막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눈가가 촉촉해져서… 이 곡을 들으면 비상하고픈 제이미 벨의 빌리와 백조가 되어 결국 날아오른 아담 쿠퍼의 빌리가 계속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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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영화 속에 2번 나온다. 한 번은 빌리와 발레 선생님 윌킨스가 함께 바닷가로 바람을 쐬러 가는데 그때 차 안에서 튼 음악이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다. 발레리노로 성장한 빌리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복선으로 클래식 발레 음악의 최고봉인 백조의 호수를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장면에서 또 한 번 백조의 호수를 사용하며 그간의 모든 고생을 다 날려버릴 정도로 힘차게 뛰어 오르는 ‘백조’ 빌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백조의 호수는 차이코프스키가 1877년에 작곡한 발레 모음곡으로 모스크바에서 초연되었다. 당시에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는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와 흰 백조들와 어우러지는 호숫가의 신비로운 연출 등이 관객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불러일으켜 오늘날까지도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올라가는 발레 공연의 대표작이 되었다.

발레 공연에 사용되는 곡은 전4막 36곡 중 6곡인데 줄거리와는 상관없이 유명한 곡을 조합한 것으로 차이코프스키가 구성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제1곡 정경, 제2곡 왈츠, 제3곡 네 마리의 백조의 춤, 제4곡 정경, 제5곡 차르다슈, 제6곡 정경으로 이루어진 관현악곡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발레 백조의 호수 – 클래식 vs 매튜본 줄거리 비교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악마의 저주로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공주로 살아야 하는 오데트 공주와 이 저주를 진정한 사랑으로 풀어주는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 이야기다. 중세 독일의 전설에 바탕을 두었다고 한다.

반면 안무가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는 백조 역할이 전원 남자로 발레단 구성부터가 아주 파격적이다. 줄거리도 클래식 발레와 다른데 새드엔딩의 결말을 갖고 있고 여왕인 어머니 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왕자가 주인공이다. 여기서 벗어나고픈 왕자의 욕망이 투사된 존재가 바로 백조이다.

 

빌리와 빌리 – 제이미 벨과 아담 쿠퍼

영화 속 어린 빌리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배우는 제이미 벨이다. 14세의 나이에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을 맡으며 아역 배우로 데뷔했고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다.

빌리는 영화에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이 일어날 때 무아지경의 춤으로 이를 발산한다. 제이미 벨이 벽에 손이 다 까지도록 정신없이 춤을 추는 장면을 보면 의식을 하고 추는 춤이 아니다. 감정에 의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발과 손짓에 몸은 저절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든다. 진짜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연기이니 어린 배우의 역할 몰입도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꿈을 실현한 성인 빌리로 나오는 사람은 실제 발레리노인 아담 쿠퍼이다. 비록 조연이지만 마지막 단 몇 분의 출연에 우리에게 줬던 임팩트는 단연 주연급이다. 이렇게 힘차게 도약하는 백조라니! 아담 쿠퍼는 로열 발레단 단원 경력을 갖고 있고 영화 촬영 당시 매튜본 발레단의 단원이었다.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 내한 공연 때 LG아트센터에서 관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DVD까지 구매했을 정도로 한 동안 빠져 있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 내 인생 영화 중 하나다. 뭔가 실현하고픈 것이 생길 때 다시 보는 영화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마음 고생이 쌓일 때 보면 펑펑 눈물을 흘리게 만들면서 감정 정화를 시켜주기도 한다. (외국에 잠시 나가있을 때 보면서 여러 번 울었던 기억이 ㅎㅎ). 힘차게 도약하고픈 나의 빌리는 내 마음 속에 아직 남아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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